[교육·NIE]“토론서 이기려고만 하던 제 모습을 반성합니다”

진광고 2학년3반 이용준

2018-09-04

나는 평소 말하는 것을 즐겼다. 어릴 때는 물론이고 중학생이 돼서도 시끄럽게 내 생각을 말하는 것을 좋아했다. 그런 나를 부모님은 까불이라고 부르곤 하셨다. 고등학교에 입학하면서 나는 채향화 선생님의 권유로 독서토론 동아리 활동을 시작했다.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말하기 능력과 논리적인 말하기를 기르게 됐고 몇몇 대회에서 우승하는 쾌거를 거두기도 했다. 화려한 말과 논리로 상대방을 제압하는 순간의 짜릿함이란! 나에게 토론은 논리적으로 상대 토론자의 말문을 막히게 하면서 일종의 쾌감과 성취감을 느끼기 위한 수단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렇게 자부심에 취해 있던 나에게 8월29일 강원일보사에서 주최하는 강원토론학교가 본교에서 진행된다는 이야기를 들었고 냉큼 신청했다. 나는 어떻게 하면 상대방을 이길 수 있을지를 생각하며 승자가 될 나의 모습을 기대하면서 토론학교에 참가했다. 하지만 강연을 듣는 순간 나의 기대감은 부서졌다. 내가 기대하던 모습의 찬반 토론이 아니었던 것이다. 토론학교에서는 찬반을 가르는 경쟁토론이 아니라 생각을 수렴하는 방식의 상생 토론 형태로 비경쟁 토론을 중요하게 생각했다. 평소 잘 접하지 못했던 형태의 토론에 대한 궁금증도 있었다.

우리는 `적'이라는 그림책을 주제로 비경쟁토론을 하는 방법에 대해 배우기 시작했다. 그런데 지루할 것이라고 생각했던 첫 대면과 달리 강의를 해주셨던 선생님의 능청스러움과 맛깔나는 강연을 듣자 내 생각은 완전히 바뀌었다. 선생님의 전체적인 설명과 함께 진정한 토론을 하는 법에 대해 심층적으로 배울 수 있었다. 나는 찬반을 나눠 승자와 패자를 가르는 토론은 토론의 원래 목적인 의견 수렴에서 자칫 벗어나기 쉽다는 것을 배웠고 이기는 토론이 아니라 모두가 행복하기 위한 토론의 진정한 의미도 배울 수 있었다. 이번 강원토론학교로 인해 평소 토론에서 이기려고만 하던 나의 모습을 반성할 수 있었고 토론에 임할 때 보여야 할 태도도 다시 한번 생각할 수 있는 계기가 됐던 것 같다.